1. 낯선 남자의 방문

"3건만 거래해도 직장인 연봉. 헐 대박~!"

"야, 나도 다 때려치우고 부동산이나 해볼까?"

 

얼마전 커피숍 옆 자리에서 젊은 남녀가 하는 말이

귀에 쏙 들어왔다.

그래서 나도 호기심에 들여다 본 뉴스 타이틀이

'두세 건만 거래해도 일년 먹고 살아'

 

포털뉴스에 올라온 매력적인 글귀에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그 기사에 무수히 많은 댓글이 달렸다.

 

그로부터 몇일 후 다시 포털 상단에 자리잡은

또 다른 기사.

 

'고공행진 집값에 개업 공인중개사 12만명 육박'

'올해 공인중개사 시험에 40만 8천여명이 접수'

 

 

문득, 아주 예전에 갑자기 문을 반쯤 열고 

쭈빗거리다가 들어와 앉아서 

난데없는 질문을 던진 상기된 얼굴의 

낯선 남자가 희미하게 떠올랐다.

약간 더듬거리면서 주섬주섬 꺼낸 말의 요지는

'직장을 다니면서 공인중개사 공부를 했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아서 그냥 퇴사하고 한 몇달을 

바짝 공부해볼까 하는데 

얼마나 공부해야 하나요?' 였다.

 

"왜 공인중개사를 하려고 하는 겁니까?"

질문을 마치고 침을 꼴깍 삼킨 그를 

찬찬히 바라보다가 던진 말에

예상하지 못했던지 잠시 눈만 깜빡거리던 그가 

처음으로 베시시 웃으면서 대답했다.

"직장 다녀봐야 메여있는데 

월급은 작으니 돈은 모이지 않고.

반면에 부동산은 자유롭고, 짤릴 염려도 없고, 

아무래도 돈도 훨씬 많이 벌거 같아서요"

 

에둘러 표현하지 않은 솔직한 대답이다.

 

"글쎄요, 돈을 많이 벌까요?"

"계약 한건만 하면 달세나 경비 빠지고...

뭐, 그런거 아닙니까?

몇 건만 더 하면 월급쟁이보다 

훨씬 낫지 않나요?"

 

그에 대한 대답과, 

그자리에서 못한 대답까지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잘 이야기 해주지 않는 대답까지

이제부터 이야기 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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