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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

선생님 늑대가 되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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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에서나 봤을거 같은 의사.

아래 링크는 서울 동교동 삼거리의

진오비 산부인과 심상덕 전문의 이야기다.

 

 

서울 동교동 삼거리에 12년 전 문을 연 한 산부인과. 이 병원의 분만 의사는 단 1명, 산부인과 전문의 심상덕씨(59)다. 그는 2년 전 병원의 분만실 한 켠에 짐을 풀고 숙식을 해결하며 살고 있다. 분만을 하는 산부인과의 경우 최소 2명의 분만의가 교대로 근무하며 출산이 임박한 산모를 도와야 하지만, 그의 통장에는 공식적인 빚만 무려 7억. 살던 집을 처분하고 병원에 살게 된 것이다. 의사 생활 30년에 그에게 남은 건 빚 뿐이지만, 그를 버티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
 - kbs1 다큐공감 317회 '어느 분만의사의 1년' -

https://youtu.be/b63FEj5CKOk

의대진학 > 예과 2년 > 본과 4년

> 국가고시 > 인턴 1년 > 레지던트 4년

> 전문의 시험 > 보드

 

 시간 어렵게 어렵게 공부하고나서

우리나라 남자 기준으로

군복무(군의관)까지 마치고

페이닥이라도 할라치면 대충 30대 중반.

 

40 넘어가면 슬슬 개원해야지 하고

로컬 오픈 준비하는데 금수저가 아니면

몇억이라는 돈이 어디 있어야지.

닥터론 땡겨서 빚잔치.

인테리어랑 장비값이 매달 쑥쑥

통장에서 뭉치돈으로 빠져나가는데

수가는 또 왜이리 낮은지.

환자 생각해서 뭐 좀 더해준거는 다 삭감.

예를 들어 환자가 다친 면적이 커서

치료용으로 붙여야할게 여러장인데

청구할 수 있는건 1장.

그래도 환자가 고통스러워하니

청구는 못해도 일단 다 붙여!

환자가 낫고 봐야지.

이러다보니 월말 결재대금 숫자가 쑥쑥.

 

근처 생긴 병원에서는 이벤트 때려서

환자들이 우리 가격이 비싸다고 하고,

직원들은 급여인상이 적다고 불만.

 

장비들이 하나 둘씩 고장나기 시작하는데

무상기간 끝났다고 A/S 오면 몇백.

이거 안고치면 몇천짜리 장비 스톱이니

울며겨자먹기로 콜.

 

살짝 한숨 돌릴라치면 매출규모 좀 올랐다고

소득세 38%에 부가세 10%까지 48%세금.

거기다 건보료 추납 폭탄.

그런데 전문직이라고 코로나고 뭐고

정부지원금 받는것에서는

대상제외라면서 한푼도 지원 못받아.

이래저래 통장 탈탈 털리기만 반복.

 

간신히 장비값 다 갚았으니

이제부터는 좀 벌어보자 싶었는데

다시 고장난 장비 a/s 불렀더니

메인보드가 나갔는데 부품 구하기 어렵고

구해도 비싸다고 차라리

새 버젼의 좋은 장비로 교체추천.

구형이라도 쓸만하니 고쳐써볼까 싶은데

환자들이 귀신같이 알고

요즘 유행하는 최신장비 있냐고 문의.

경쟁에서 뒤지는거 같아

기존 장비 보상은 고철값 정도나 받고

다시 몇천 장비리스가 시작.

 

※ 애초에 장비대가 약 4억이라치면

대략 매년 10%정도인 4천만원씩 그냥

감가상각으로 날라간다 보면 됨.

(보통 5~10년 사용이니

실제 감가율은 10%보다 더 되겠지)

그러니까 장비의 사용년한이 다하는 날까지

최대한 가용해서 장비값을 뽑아야 하는데

막상 쓰는 장비만 많이 쓰고

안쓰는 장비는 먼지만 쌓임.

모두가 소모성이 아닌 장비면 좋겠지만

뭐 키트 교체등의 소모성 장비면

장비 가격 갚을라면 한참 걸리고...

 

그런데 슬슬 몸이 하나 둘 안좋아지면서

휴원 날짜가 점점 늘어나는데...

 

나이 오십 전후가 되니 늘어난 것은

대출(리스), 노후장비, 뱃살, 주변의 기대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정말 판타지 드라마라고 하던데

정말 공감가는 이야기.

 

것이 흙수저 의사의

전형적인 삶 아닐까 싶다.

 

물론 현금으로 받아 신고 안하고

세금을 줄인다던지,

제약사에게 알값 받는다던지,

환자의 부담보다 병원매출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운영해서

윤택하게 사는 일부 의사들도 있지만

 

곧이곧대로 현금도 전부 세금신고 다하고

대가성 제안은 거부하고,

환자의 부담을 어떻게 하면 줄일지 고민하며

효과만 있다면 원가상승도 감수하는

그런 의사들도 많다.

 

다만 이런 분들에게

자신의 '전문기술' 이외에

'경영의 지혜' 가 보강된다면

정말 더 좋지않겠나 싶다.

적당한 이윤을 남기는 것 조차도

뭔가 자신이 과욕을 부리는 것 같아

심적으로 불편해 하는 경우가 있던데

제발 그러지 마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대는 사냥감이 귀할때

어렵게 사냥해온 결과물을

전부 새끼에게 던져주지 않는다고 한다.

자기가 다시 사냥에 나설 기력이 없으면

자신도 새끼도 굶어죽게 되기 때문에

최소한의 기력을 유지할 정도는 먹고

나머지를 새끼에게 준다고 한다.

 

좋은 의술을 오래 펼칠 수 있도록

심상덕 선생님도

늑대같은 의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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